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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행기

170722~23, 3기 백두대간 43회차(진고개-대관령)

by 재벌.. 2017. 7. 25.

- 일시 : 2017년 07월 22~23일(02:30~12:10)

 

- 장소 : 3기 백두대간, 진고개~대관령 구간(우측으로 평창군 도암면,좌측으로 강릉시 일원)

 

- 코스 :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동해전망대-곤신봉-선자령-대관령..  25.1 km..               

 

- 다녀와서

 

진고개-대관령 산행지도..

 

 

고도표..

 

 

진고개 탐방로..

 

 

노인봉.. 엔바대장님의 도움으로..^^ 10시간 우중산행중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이라는..ㅎ

 

 

소황병산 지나서 매봉 가는길에..

 

 

삼양 대관령목장..

 

 

푸르른 솔아..

 

 

목장 한편으로..  이전에 없었던 목책(?)들이 보이구..

 

 

매봉 직전, 숲에서의 아침식사 시간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2기때의, 맑은 날 분위기 있는 아침맞이를 기대하였는데..ㅎ

 

 

매봉..

 

 

3기 대간 첫 우중산행..

 

 

초지에 운무 가득하고..

 

 

그래도 즐길줄 아는 일행들..

 

 

바로 눈앞, 거대한 풍력발전기 날개조차도 잘 보이지 않았다..

 

 

임도 따라 걷구..

 

 

오늘의 작품사진2..

 

 

 

간간히 "웅 웅" 바람소리에 풍력발전기 한번씩 바라보구..

 

 

오늘의 작품사진1..

 

 

풍력발전기 아래의 건초더미가 눈에 띤다는..

 

 

어디가 길인지~

 

 

이런 사진 오랜만이라는..ㅎ

 

동해전망대..

 

 

바람의 언덕..

 

 

곤신봉..

 

 

길가의 노란 꽃들에는 생기가 돋구..

 

 

선자령..

 

 

43회차 산행에는 총 29명이 함께 하였다..

 

 

대관령..

 

 

산행기록..

 

 

 

 

 

3기 백두대간, 43회차 산행을 무사히(살아서) 다녀왔다..

 

2005년 원주 근무시절부터 다녔던 산.. 지금까지 나름 10년 이상의 산행을 하였으며.. 

대간 첫산행을 2011년 6월 1기때 처음 시작으로, 2기때는 총 48회차중 33회차를 산행 참석하여 나름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한 경험으로, 산행중 예상되는 변수들을 나름대로 잘 파악하고 있다고 지금까지 자신만만 이었는데..

그러나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금번 산행에서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번 대관령,선자령 산행은 산행거리 25km 이상.. 7월말 삼복더위 한가운데 무덥고 습한 힘든 산행이 예상되고.. 거기에 장마기간 우중산행이 될거라고, 하여 거기에 맞게 일주일전부터 산행 준비를 하였었다..

 

1. 등산화 지키기, 3중 방수

 

첫째, 신발이 젖으면 힘든 산행이 될거라 예상하여.. 신발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과 유아 귀저기용 노란 고무줄을 준비하여 미리 종아리에 착용하여 비닐이 등산화를 커버하는.. 세세한 연습까지 해보구..

둘째, 겨울 눈 산행시 착용하는 롱스패츠를 준비하여 장시간 강우로 옷이 젖더라도, 절대 신발에만은 물이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대비하고..

셋째, 현재 보유중인 3컬래의 등산화 중, 가장 최근에 장만한 고어텍스 기능이 살아있는, 아껴 신는 중등산화를 준비하여 혹시라도 외부에서의 물이 들어올까 3중의 방수 대책을 세웠었다..

 

2. 먹거리,식수

 

최장 12시간이 예상되는 장거리 산행에 대비를 하였다..

얼리지 않은 물 2병, 꽁꽁 얼린 물 2병, 막걸리 1병을.. 식수용으로..

삶은계란 10개, 두부김치, 햇반 1개, 왕단팥빵 2개, 에너지바 3개, 파인애플을..  식사 및 간식으로 여유롭게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점심때 먹은 막걸리 1병, 삶은계란 5개와 두부김치, 절반만 먹은 햇반 이외에는 모두 집으로 그냥 가져오게 되었었다..

 

3. 계속되는 비와 차가운 바람..

 

습하지만 비탐구간 수풀에 피부가 다칠까 염려되어 토시만를 착용 하였었다.. 산행시작 지점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라 하였지만.. 노인봉 대피소부터 이내 조금씩 시작되는 비에 아직은 견딜만하다 하여.. 시원하기도 하고 우중산행의 묘미도 즐길 겸 하여.. 우의를 입으면 습기로 인하여 견디기 힘들까 봐서 우의를 입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이미 옷이 많이 젖은 상태에서 바람막이를 걸치구.. 잠시후 부터는 차가운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기에 예비용 천원짜리 우비를 걸치었으나, 이미 늦은 듯~

 

4. 저체온증

 

매봉 인근 숲에서 타프를 치고 아침식사를 하는데.. 걸을때는 못느꼈던 오한이 느껴진다.. 이미 완전히 젖은 옷으로 인하여 몸의 열기를 계속 뺏기고 있었던 것.. 체온이 떨어지며 춥다는 생각이 점점  많이 느껴지는 것이.. 아, 옆에서는 반팔티에 시원하다며 식사 하는 분도 있었는데..

 

그리하여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그저 빨리 걷고 싶을뿐.. 옆팀에서 따스한 코코아 한잔 얻어 마시는데도 전혀 도움이 안되고.. 하여 빨리 정리하고 출발을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생전 처음으로 저체온증을 경험할것 같아서..

 

예전 동계산행중, 저체온증으로 고생을 하였던 분이 있었다.. 추위와 오한에 꼼짝을 못하던 모습을 보았기에.. 참 몸이 약한 분인가보다 생각하였었는데..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다니.. 그것도 7월말 삼복더위에.. 나름대로 산행준비도 철저히 한다고 했는데도..

 

계속하여 걸으니 조금씩 저체온증 초기증세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온몸이 비로 젖어있는 상태라.. 계속되는 비와 심한 바람과 함께 느껴지는 추위를 완전히 벗어날수는 없었다.. 무조건 걷는것 뿐.. 철웅이 선두대장을 따라서 무조건 걸었다.. 거기에, 운무가득한 산행길에서 간간히 눈앞에 문뜩 나타나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사람을 놀라게 하고.. 우씨..

 

아, 그래서 이렇게 되는것 이구나.. 겨울철 선자령에서의 조난사고 뉴스를 들을 때 ,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원래 바람이 많은 지역이니깐" 하면서.. "아마 산행경험이 없는 사람들 이었겠지" 하면서..

 

아, 챙피했다.. 7월말 삼복더위에.. 나름 준비를 잘한다고 했는데.. 저체온증이라니.. 어디가서 말도 못할 애기다..

 

5. 신발에 문제가..


오른발 뒤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 방수에 3중 대책을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신발로 물이 들어간 모양이다.. 비닐과 고무줄도 소용이 없었다.. 아, 오버 트라우저나 제대로 된 우비를 챙겨서 처음부터 온몸에 걸쳤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은,  온몸을 타고 흘려드는 물기에 이내 양쪽 신발 전체가 젖으면서 발을 내디딜때마다 신발안 2중 깔창사이에 스며든 물이 "뿍,뿌직"하면서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아마도 나만 느끼는 소리겠지 하면서.. 방법없이.. 그냥 걷는다.. 같이 걷던 어느 여성회원은 등산화를 포기하고 샌달로 갈아 신는다.. 아~ 산에 샌달을 가져오는 분도 있구나..

 

6. 후유증

 

월요일 아침 출근길.. 구두에 발이 들어가지를 않는다.. 발이 탱탱 부어서.. 물에 불고.. 장거리산행에 불어서.. 화요일이 되니 좀 원래대로 쪼그라 들었다.. 게다가 고무줄이 걸쳐있던 종아리 부분이 벌겋게 붓더니 한쪽에는 물집까지 생겼다.. 아마 습한 상태에서 귀저기 고무줄을 10시간이나 묶고 다녀서.. 살이 짖여겨서인지.. 에휴.. 바늘로 물집도 터트리고.. 이후 많이 간지럽지만 덧날까봐 참고 참는중이다..

 

7. 결국 추억만이..

 

어디가 길인지도 모를 운무 가득한 초지를 걸으면서.. 그래도 더운것보단 낫겠단 생각을 하기도 하였지만.. 이것은 완전 새로운 경험이었다..

소음인.. 몸이 차가운 편이라.. 한여름에도 차가운 계곡물에 못들어가고..  겨우 8월에나 계곡물에 들어가곤 하였는데.. 비바람 치는 대관령,선자령 넓은 초원과 웅웅 소리내며 돌아가는 이국적인 풍력발전단지를 10시간동안 걸으며, 막연한 낭만을 즐기려 했던 마음만이.. 생전 경험해보지 못하였던 추위와 공포감만이 뇌리에 깊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도, 그렇게 함께 걸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회원분들이 있어 무사히 걸을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오랜 추억으로 남을듯 하다~